날짜: 2021-11-14  

“두 아들의 순교를 감사하며 1만원 헌금을 드린 손양원목사님”

 

 

‘애양원’은 전남 여수에 있습니다. 손양원목사님 (1902~1950년 9월 28일)께서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던 곳입니다. 그 곳에는 손 목사님의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유품들 가운데 눈길을 끄는 감사헌금 봉투 하나가 있는데 유리함 속에 들어 있습니다. 두 아들(동인, 동신)이 공산당 청년(안재선)에게 총살로 순교를 당한 직후 장례식을 마치고 하나님 앞에 바쳤던 감사헌금 봉투입니다. 그 감사헌금 봉투 겉면에는 “두 아들의 순교를 감사합니다. 1만원. 손양원.” 적혀있습니다.

 

1948년 여수·순천사건 때에 순천사범학교를 다니던 손양원 목사님의 두 아들 ‘동인’과 ‘동신’이 순교하였습니다. 두 아들의 장례식장에서 손양원 목사님이 한 인사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가 이 시간에 무슨 답사를 하고 무슨 인사를 하겠습니까마는 그래도 하나님 앞에 감사하는 마음이 있어서 몇 말씀 드립니다.”

 

첫째, 나 같은 죄인의 혈통에서 순교의 자식들이 나오게 하셨으니 하나님 감사합니다.

 

둘째, 허다한 많은 성도들 중에 어찌 이런 보배들을 주께서 하필 내게 맡겨주셨는지 그 점 또한 하나님 감사합니다.

 

셋째, 3남 3녀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두 아들 장자와 차자를 바치게 된 나의 축복을 하나님 감사합니다.

 

넷째, 한 아들의 순교도 귀하다 하거늘 하물며 두 아들의 순교이리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다섯째, 예수 믿다가 누워 죽는 것도 큰 복이라 하거늘 하물며 전도하다 총살 순교 당함이리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여섯째, 미국 유학 가려고 준비하던 내 아들, 미국보다 더 좋은 천국에 갔으니 내 마음이 안심되어, 하나님 감사합니다.

 

일곱째, 나의 사랑하는 두 아들을 총살한 원수를 회개시켜 내 아들 삼고자 하는 사랑의 마음을 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여덟째, 내 두 아들의 순교로 말미암아 무수한 천국의 아들들이 생길 것이 믿어지니 하나님 감사합니다.

 

아홉째, 이 같은 역경 중에서도 이상 여덟 가지 진리와 하나님 사랑을 찾는 기쁜 마음, 여유 있는 믿음 주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감사합니다.

 

끝으로 나에게 분수에 넘치는 과분한 큰 복을 내려 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이 일들이 옛날 내 아버지, 어머니가 새벽마다 부르짖던 수십 년간의 눈물로 이루어진 기도의 결정이요, 나의 사랑하는 한센병자 형제 자매들이 23년간 나와 내 가족을 위해 기도해 준 그 성의의 열매로 믿어 의심치 않으며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손양원 목사님의 인사말로 장례예배는 눈물바다를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목사님은 슬퍼하기보다 “영광일세 영광일세 내가 누릴 영광일세”하고 찬송을 힘차게 불렀습니다. 장례식 후에 목사님은 감사헌금 1만 원을 하나님 앞에 올려드렸습니다. 당시 목사님의 한 달 사례비는 80원이었습니다. 1만원 헌금은 목사님의 전 재산을 하나님께 바친 것입니다.